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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Turkey

2009, Turkey



2009년, 9월

Turkey, Gaziantep


CS 28mm, RDP3


가지안텝(Gaziantep)은 사실 계획에 없던 도시였다. 산르우르파(SanLIurfa)에서 바로 카파도키아를 가려던 것이 원래 스케쥴이었다. 오래 전 기억이라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가는 길이 너무 멀거나 루트가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가지안텝은 동부를 여유 있게 둘러보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대부분 패스하는 도시다. 온 땅이 유적지 투성인 나라에서 볼 게 없는 곳이 있겠냐만, 상대적으로 다른 도시에 비해 이렇다 할만한 랜드마크들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가지안텝은 상업적으로 번화한 도시다. 현대적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신데, 이를 테면 종합쇼핑몰이나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시내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다. 여행 다녔던 내내 수도인 앙카라와 이스탄불을 제외하고는 본 적이 없는 풍경이었다. 가지안텝에 오기 전까지 들렀던 동부의 도시들은 확실한 아시아(중동) 분위기여서 그 대비는 확실했다.


가지안텝이 아주 볼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역(나라일지도..) 역사를 입체 부조물로 표현한 가지안텝 성벽(Gaziantep Kalesi)의 박물관이나, 제우그마(Zeugma) 모자이크 박물관 등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특히 제우그마 모자이크 박물관은 터키를 여행하다 보면 한 번쯤 봤을 집시여인 모자이크화의 원본이 소장돼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물론 이것 말고도 수많은 모자이크화와 각종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유적지에서 바닥이나 벽 채로 뜯어왔기 때문에, 크기도 상당하다. 심지어 2층에서 봐야지만 한 눈에 보이는 거대한 모자이크화도 있다(포세이돈). 유럽 여행에서 모자이크 장식이나 문양, 그림들을 많이 봤지만, 정교함이나 색 표현력에 있어서 제우그마 모자이크 박물관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그 훼손됨이 너무 안타까울 정도로 멋진 작품들이다. 다른 것보다도 이 박물관 만으로도 가지안텝을 방문할 만한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 바로 이 그림이다. 실제로는 상당히 작다. (출처 : TripAdvisor)


사진 설명을 적으려고 했었는데, 이야기가 길어졌다. 제우그마 박물관과 성을 둘러본 뒤에 근처에 또 다른 작은 박물관이 있길래 구경 갔다가 찍은 사진이다. '메두사'라는 이름으로 기억하는 이 박물관은 가정집을 개조해 만들어서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입장료까지 있는 엄연한 박물관이었다. 당시 관광객이 나 밖에 없어 가이드가 전담해서 설명해줬다. 


사진에 있는 사람은 이란 사람이고 은 세공사로 기억한다. 그는 나에게 Arabic과 Aramic의 차이점을 신나게 설명했고(기억은 나지 않는다. 제대로 못 알아듣기도 했고..), 내 이름을 아람어로 써줬다. 영문으로 적은 것을 보고 아람어로 번역한 것인데, 내 글씨가 별로 였던지 영문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뒤 '아하'라는 소리와 함께 점 하나를 더 찍어서 수정했다. 이걸 보고 있던 나는 이 꼬부랑 글씨에 취해서 이내 어디에 점을 찍었는지 찾을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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