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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취향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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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옥, 민들레처럼 지난주에 인사동 골목길 어딘가를 헤매다가 들어간 허름한 찻집에서 들어갔었다. 콧등을 시리게 하는 추위는 따뜻한 곳을 본능적으로 찾게 한다. 온기를 쫓아 서둘러 신발을 벗어 신발장에 넣고 들어가려는 찰나, 콧구멍의 숨을 따라 들어온 청국장 냄새. 무슨 찻집에서 이런 냄새가 날까, 희안한 곳이네 싶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냄새나는 찻집의 정체가 파악됐다. 파전에 막걸이 한잔 걸치는 70-80년대의 종로를 연상케 하는 뭐 그런 곳이었다. 얼큰하게 달아오른 취기로 정치가, 경제가 어떠니 하며 세상살이의 고단함을 아주 소심하게나마 풀어보려는 그런 곳. 찻집이 아니었어도 상관없었다. 이미 식사는 마치고 난 뒤라 배는 든든했고, 청국장 냄새는 났지만 시골스러운 푸근함과 따뜻한 방바닥이면 충분했다. 그런데 도인처럼 수염..
2011 월간 윤종신, 12월호 "나이" 안되는 걸 알고 되는 걸 아는 거 그 이별이 왜 그랬는지 아는 거 세월한테 배우는 거 결국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거 두자리의 숫자 나를 설명하고 두 자리의 숫자 잔소리하네 너 뭐하냐고 왜 그러냐고 지금이 그럴 때냐고 잊고살라는 흔한 말은 철없이 살아가는 친구의 성의없는 충고 내 가슴 고민들은 겹겹이 다닥다닥 굳어 버린 채 한 몸되어 날 누른다 날 사랑해 난 아직도 사랑받을 만해 이제서야 진짜 나를 알 것 같은데 이렇게 떠밀리듯 가면 언젠가 나이가 멈추는 날 서두르듯 마지막 말 할까봐 이것저것 뒤범벅인 된 채로 사랑해 용서해 내가 잘못했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널 사랑해 날 용서해 지금부터 채 두자리를 넘기기 어려운데 늘어나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하지 말아야 할 게 늘었어 어린 변화는 못 마땅해 고개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