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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Adi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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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 이야기 #3 2009년, 6월 적성, 파주 Rokkor 40mm, RDP3 뒤늦은 퇴근이었어도, 슬리퍼에 츄리닝 차림으로 동네를 산보 나가는 일은 피곤과 상관없는 여유로움이었다. 그리고 옆방에 살고 있는 동기였던 종호(당시 작전장교, 지금은 애 아빠가 됐고 계속해서 군 복무 중)와 가끔씩 김밥천국에서 만나 럭셔리하게 주문해서 밥을 먹는 것은 패밀리 레스토랑에 비할바가 아니었다. 그리고 가끔은 4층에 살던(난 2층) 통신부소대장이었던 이상석 중사(전역하던 해에 결혼) 와 군수담당관이었던 김재호 중사는 피자와 치킨이, 족발과 보쌈이 식는다며 나의 퇴근길을 채근하기도 했다. 가장 나이스했던 것은 책방이었다. TV가 없었기 때문에 방안은 조용하기만 했고, 무료해진 방안에서 뒹굴거리는 일은 꽤나 곤욕스러웠다. 그 무료함을 깨..
내 방 이야기 #2 2009년, 6월 파주, 적성 Rokkor 40mm, RVP100 대단할 거 없는, 2-3평의 원룸으로 돼 있는 낡은 빌라였다. 가장 큰 문제는 애매하게 틀어진 창틀. 제대로 열리지도 닫히지도 않아서 외부의 온갖 먼지가 날아 들어왔다. 어쩌다 훈련을 마치고 며칠 만에 집으로 돌아왔을 땐 뽀얀 먼지가 수북히 쌓일 정도 였다. 상황이 이런지라 이사를 했던 첫 날 본 방의 모습은 꼭 몇 년은 쓰지 않은 것처럼 흙먼지로 뒤덮혀 폐가를 방불케 했다. 그리고 이러한 충격은 화장실에서 정점을 찍었다. 화장실의 타일들은 현대 미술에서나 볼 법한 기괴한 색들로 얼룩져 있었고, 변기 속은 끝이 보이지 않는 시커먼 블랙홀 같았다.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보면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 방을 사용하던 전임자들과 전화 통화도 ..
내 방 이야기 2009년, 6월 파주, 적성 Rokkor 40mm, RVP 100 GOP에서의 1년을 마치고 FEBA로 다시 내려왔을 때 본부중대장 선배의 빽으로 영외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응당의 대가는 치렀지만,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가고 싶을만큼 영외 생활이 탐나지는 않았다. 전역을 3달 앞둔 충만한 말년의 무소유 정신은 여태껏 지내왔던 영내 생활을 겸허하게, 당연하게 받아 들일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사과장이라는 직책 덕분에 업무라는 합당한 이유로 누구보다 영외를 많이 경험 할 수 있었기에 원치않는 "응당의 대가"로 괜한 손해를 본 건 아닌가 하는 찜찜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는 말처럼, 모든 것이 통제됐고 책임과 의무로 울타리쳐진 영내보다 영외가 편하다는..
2009 05 2009년, 5월 파주, 적성 Rokkor 40mm, FP4(+1) 불광동과 적성을 오가며 겪었던 수 많은 헤프닝들 몇개의 노래를 곱씹으며 지나왔던 수십시간의 시간들
불광동 2009년, 6월 불광동 rokkor 40mm, vista 200
2009 06 2009년, 6월 불광동 rokkor 40mm, vista200
불광동 2009년, 4월 불광동 rokkor 40mm, CT precisa(expired)
불광동 2009년, 4월 불광동 rokkor 40mm, supe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