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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Friends

(12)
2006, 10 2006년, 10월청담동(으로 추정) TX-1, 45mm, Centuria
2010, 04 2010년, 4월성수동 35Ti, Vista 100
2010, 04 2010년, 4월 압구정동 Klasse-W, 400NC 사진에도 등장한 한 친구녀석에 의하면 나는 줄곧 '쓰레기'들을 주로 찍어왔다. 폼을 잡거나 멋을 부리려는 게 아니라, 사람을 찍는다는 게 영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인물사진은 피사체와의 관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1/50초 또는 1/100초 같은 찰나가 나와 그 사람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니 관계가 선행되지 않은 사람을 향해서라면 어색함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애초에 어색함을 주제로 찍었다면 모를까, 그런 불편함을 보고도 모른체 할 능청스러움이 나에게는 없다. 그래서 호기심이나 눈요깃거리로 비처진 사람을 담기 싫었는지도 모른다. 어찌됐건 여기 올라온 사진이 말하듯이, 나는 인물사진도 찍는다. '쓰레기'(를 찍은) 사진에 비..
2013, 12 2013년, 12월 풍납동 GXR, CS 28mm BW, Square Mode 영환이를 처음 만났던 건 국민학교 4학년 때였다. 영환이네를 놀러가면 꼭 순두부찌개를 시켜줬었는데, 내 인생을 아무리 더듬어도 그때만큼 맛있었던 순두부찌개를 먹어 본 적이 없다. 국내 최고의 순두부찌개집이 압구정동에 있던 줄은 아무도 몰랐을 거다. 하지만 영환이 어머니의 음식 솜씨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한번은 영환이가 집에서 김을 구웠다고 신나게 뛰어가는 걸 본 적이 있었다. 우리 집에서 김은 밥상 위에 늘 올라가 있던 반찬이었기에 그런 녀석을 보면서 '왜 저러나' 싶었지만, 며칠 후 영환이네 집에서 맛봤던 김은 과연 그럴만한 맛이었다. 밥 도둑이 따로 없었다. 영환이네 놀러가는 날이면 대부분 밥을 먹고 돌아왔던 것 같다. ..